• 슬기로운 의사생활[시즌1](2020)

    2020. 6. 9.

    by. 콩오리

    2021년까지 언제 기다리나....

    코로나 19로 다들 몸도 마음도 어려운 시기에 <슬기로운 의사생활>이 많은 사랑을 받으며 끝났다. 개인적으로 신원호/이우정 님이 같이 연출한 <응답하라 --> 시리즈도 굉장히 재밌게 봤기에, <슬기로운 의사생활>도 기대한 만큼 재밌게 봤다. 방영 중에 한국 넷플릭스 시청률 1위를 계속 유지했으니 나와 같은 마음인 사람이 많았던 게 아닐까. 


    첫 번째, 간단 줄거리

     같은 의대생 동기 5명(일명 99즈)이 같은 병원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에 대한 휴먼 드라마라 큰 맥락의 줄거리는 없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. 하지만 주연 못지않은 캐릭터성이 강한 조연들이 등장하고, 그만큼 캐릭터 각각의 이야기가 많기 때문에 지루한 느낌이 없다. 그리고 우리 옆집, 뒷집, 윗집에 사는 것 같은 환자에 대한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공감을 만들고 시청자 간의 유대를 만들어준다. 큰 맥락이 없다는 점에서 약간 미드 <오피스> 같은 느낌이다. 

    물론 이런 병맛은 아니다

     

    두 번째, 캐릭터와 배우의 싱크로율

     마지막 회 방영 이후 <슬기로운 의사생활 스페셜> 때 99즈 첫 만남이 나오는데 '채송화'역의 전미도 님이 가장 먼저 나와 준비하는 모습부터 김대명 님, 정경호 님, 유연석 님 마지막으로 조정석 님까지 ㅋㅋ 아니 왜 이렇게 다들 비슷한지.. 조연들도 실제 성격과 비슷한 경우가 많았다. '추민하'역의 안은진 님도 딱 그 성격...

    웃는 모습이 너무 예쁘신 슴슴이 허선빈쌤. 신경외과 슴슴듀오

    캐릭터들에 대해 이야기하면 할 말이 너무 많아서 시즌2를 기다리며 캐릭터 분석글을 쓸 예정이다. 매력적인 캐릭터의 서사로 구성되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배우와 캐릭터의 합이 제일 중요했을 것으로 보인다. 

    롱윈터쌤은 본체와 차이가 참 크다. 둘 다 매력적이라는게 매력의 개미지옥

     

    세 번째, '인간다움'에 대한 드라마

    오랜만에 보니 너무 반가운 정봉이없는 정봉이네

     첫 번째 작품인 <응답하라 1997>와 내가 한참 바쁠 때 방영했던 <슬기로운 감방생활>을 빼고 신원호/이우정 님의 연출작을 모두 시청한 열혈 시청자로서(하기엔 연출한 작품들이 모두 대박을 쳤기에..) 특유의 감성이 한국 사람들의 보편적인 감정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. 늘 그런 건 아니지만 항상 한 회에 희로애락을 모두 담아내려고 노력한다고 느껴졌다. 그래서 꼭 보고 나면 한 번쯤은 눈물을 흘릴 만한 상황이고 한 번쯤은 웃게 해 준다. 시청자에게 "이게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지~"라며 말을 거는 느낌이다. 충분히 설득력이 있었을 테니 매번 두 분이 같이 만든 작품들은 성공할 수밖에 없는 듯하다. 시대가 바뀌고 문물이 발전해도 사람의 감정은 지금이나 80년대나 40년대나, 조선시대나(?) 크게 다르지 않으니까.

    모든 엄마라면, 엄마가 될꺼라면 모두 공감하지 않았을까?

     어찌 보면 30~40년.. 어쩌면 더 오랜 시간이 지나도 사랑받는 고전의 반열에 오르지 않을까 싶다. K-POP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지면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데, 만일 외국인 친구가 한국 드라마에 대해 추천해달라고 하면 주저 없이 두 분이 연출한 <응답하라 --> 시리즈, <슬기로운 --> 시리즈 추천할 것이다. 조선시대와 같이 공부가 필요한 역사물도 아니면서 가장 '한국적인'정서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.

     

    네 번째, 신의 한 수는 밴드 결성이 아닐까

    신원호/이우정 님의 연출작들은 항상 OST맛집으로 유명하긴 했지만, 이번에는 아예 극 중 밴드를 한다는 콘셉트를 넣어서 최고의 효율을 뽑아낸 느낌이 아닌가 싶다. 조정석 님이 부른 '아로하'는 몇 주 동안 차트 1위를 유지했었고, OST 앨범 대부분 차트인에 성공했다. 뮤지컬 배우로 여우주연상도 2번이나 받으신 전미도 님을 음치로 넣은 콘셉트도 너무 웃겼지만 노래를 들을 수 없어서 아쉬웠는데, 연출진분들도 같은 생각이셨나 보다^^ 따로 음원을 내주고 bgm으로 삽입해줘서 고막 힐링했다. 밴드 신이 늘 마지막에 등장하는데 실제 연주하는 거냐 아니냐 에 대한 말이 많았나 보다. 스페셜 방영 이후 유튜브 라이브로 논란 종결시켰다. 

    유튜브 라이브에서 끝까지 함께한다

     

    다섯 번째, 캐릭터 감정 묘사는 은밀하게

    다른 작품을 볼 때는 잘 못 느꼈는데. 이번 <슬기로운 의사생활>은 유독 스토커 신(?)이 많았다.ㅋㅋ 마치 시청자가 풀숲에 숨어서 교수님들의 사생활을 엿보는 듯한ㅋㅋㅋ 그런 연출을 많이 하셨다. 그리고 OST맛집답게, 등장인물의 심리를 bgm으로 표현할 때가 많았다. 시즌2를 기다리며 정주행 할 때 이 부분을 유의 깊게 생각하면서 들어보면 많은 떡밥을 bgm에 숨겨뒀다는 걸 느낄 것이다. 특히, 등장인물의 행동이 속마음과 반대될 때 bgm을 통해 진심을 전달하는 장면이 무척 좋았다.

    이 바보야 진짜 아니야~ 아직도 나를 그렇게 몰라~

     

    여섯 번째, 반가운 카메오

     작품을 제작할 때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배우만큼 연출진 간의 유대관계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. 그런 면에서 신원호/이우정 님의 작품들은 배우-스텝 간의 합이 참 좋은듯하다. 그래서 많은 카메오가 등장할 수 있던 게 아닐까 싶다. 안 나오면 섭섭한 성동일 님부터 예쁨 뿜 뿜 하며 등장한 고아라 님까지.. 전작을 시청한 사람들은 소소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. 

    진지한데 너무 웃긴장면..ㅋㅋ


    Tmi 1. 유튜브 라이브를 이렇게 거창하게 하려고 하지 않았다.

    99즈가 10시 반~12시까지 채널 "십오야"를 통해 유튜브 라이브를 해줬는데, 배우 간의 합이 돋보였다ㅋㅋ 처음에 배우들이 그냥 핸드폰 앞에 두고 간단하게 라이브 할 줄 알았는데.. 일이 커졌다며 ㅋㅋ 거의 13화 촬영하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도와주었다고 한다. 메이킹 필름만큼 재밌으니 꼭 보시길.(2020년 6월 9일 십오야 채널에서 해당 영상을 찾을 수 없다 ㅠ 편집해서 올려준다고 했으니 소식을 기다려보자.)(수정-유튜브 십오야 채널에서 볼수있다! 오예!)

     

    Tmi 2. 처음부터 시즌제

    <슬기로운 의사생활>이 처음부터 시즌제로 할 것으로 기획했다고 한다. 그래서 떡밥들도 아직 많이 남아있고.. 이 배우들을 더 오래 볼 수 있다는 게 참 기뻤다.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시즌제 드라마가 없었는데, 옛날부터 드라마를 기획하면 보통 150부작 200부작 대하드라마가 많았어서 그런 듯하다. 요즘은 15~20부작으로 마무리되는 드라마가 많으니 시즌제가 참 좋은듯하다. 미드 <프렌즈>나 <오피스>처럼 오래오래 장수했으면 좋겠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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